어느덧 새해라는 말이 어색할 정도로 2022년 1분기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시간 참 빠르네요. '올해는 이런 것들을 해야지' 다짐을 하면서 2021년 회고를 쓰고 만다르트를 작성하며 설날 연휴를 보냈었는데, 정말 슬프게도 아직 포스팅을 하지 못했어요. 완벽주의 성향이 심해서 글을 하나 쓰려고 해도 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세상에 공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위는 제 MBTI인데요. J 100%라는 광기를 느낄 수 있는 ESTJ입니다. 솔직히 이런 제 성향이 싫지만은 않고, 인생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계획적인 성향과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큰 보탬이 되었습니다. 물론 학창 시절 때는 말도 안 되는 계획을 잡아놓고 매일매일 스터디 플래너에 X표 치며 고통받는 하루하루를 살았지만, 이제는 하도 계획하고 실패한 적이 많다 보니까 어느 정도 수준까지 계획하면 달성할 만한 계획인 건지 감도 잡았습니다. 또, 주변 사람들이 혀를 내두르며 손절할까봐 겉으로는 심각하게 티는 안 내서, 사회생활도 아마(?) 무난하게 하고 있습니다. 아마 그럴걸요?
근데 이제 완벽주의 성향은 좀 버려보고자 합니다. 다양한 방면에서 제 스스로가 지쳐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어요. 제 성장의 동력이 '완벽주의'였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완벽주의 성향으로 인한 '자책감'과 '자괴감'이었던 것 같아요. 주변에 공부 잘하는 학우를 볼 때, 일 잘하는 동료를 볼 때, 그 외 각종 능력치가 뛰어난 사람들을 볼 때, 진심으로 그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왜 아직도 이 모양 이 꼴이지?' 라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달려 나갔습니다. 사실 그 채찍질은 적어도 중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취준 생활할 때까지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한정된 시간 내에 남들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야 하는 싸움이었기 때문입니다. 근데 취직한 이후엔 이러한 성향이 오히려 독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사 후 초반엔 1부터 100까지 다 모르는 것 투성이라 새벽까지 모르는 것들, 부족한 것들 공부해나가다 보니 몇 달이 지난 후엔 체력적으로 많이 지친 상태였고, 그렇게 공부를 좀 한다고 한들 주변 동료분들이 다 뛰어나시다 보니 여전히 부족함을 많이 느껴서 좌절스럽기도 했습니다. 주변 지인들에게 하소연을 하면 '1년 미만 주니어에게 뭘 크게 바라는 사람은 없다. 장애만 안 내도 1인분 하는 거다'라는 식으로 말씀해주셨는데, 뭐 사실... 위로가 되긴 했지만 그때 잠시 뿐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저분들만큼 연차가 쌓인다고 해도 저만큼 해낼 수 있을까?'라는 불안함이 컸거든요. 여기서 다 풀어내기는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결론만 말씀드리면, 이제는 그 조바심을 많이 버렸고 하루하루 딱 한 걸음만이라도 나아가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만큼의 과정이 없었는데 결과만 있길 바라는 건 양심이 없는 거죠! 이제는 학창 시절 때만큼 한정된 시간에 압박을 느낄 것도 없으니, 하루하루 천천하지만 꾸준히 정진할 것입니다.
그리고 너무 완벽한 결과물이 나와야 된다고 생각하니까 제가 만든 창작물이 세상에 공개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창작물이라고 하니까 거창해 보이긴 한데, 블로그 글이 대부분입니다. 임시저장된 글만 열 개가 넘고, 비공개 글로 돌리거나 애초부터 비공개 글로 포스팅한 것들도 여럿 됩니다. 근데 이제 그것들을 다시 이어 쓰려고 하니 그때의 제가 아니라서 그런가? 쉽게 이어 쓰지도 못하겠어요. 그렇다고 그 글감으로 다시 글을 쓰자니 '이만큼이나 써놓은 것들이 있는데 굳이?' 라는 생각에 다시 쓰지도 않고 있어요. 이렇게 그 아이디어들은 버려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버려진 글들을 보니 참 아깝더라고요. 열심히 공부한 거였고, 세상에 내보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확실한지 검증도 해봤던 것들인데 말이죠. 그래서 이제는 완벽하든 말든 최소한 세상에 내보일 만한다고 생각하면 일단 게시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당분간은 방대하고 거창한 글도 최대한 지양하고, 간결한 글들 위주로 작성해 볼 심산입니다. 그러다가 습관이 되면 예전처럼 긴 호흡의 글들을 써보기도 하고요. 일단 2021년 회고를 어서 마무리지어야겠습니다. 정말 시간이 더 지났다가는... 봄날에 작년 회고를 쓰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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